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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세이 15

우리는 왜 그 자리에 있었을까

무대 앞에서 하나 된 우리는 음악과 감정으로 연결되었다. 소리치고 뛰며 진심으로 삶을 노래한 우리의 찬란한 순간. 빛은 쏟아지고, 사람들은 소리를 질렀다.숨이 막히도록 열정적인 순간.그곳은 무대였고, 우리는 그 무대를 중심으로하나가 되어 흔들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지친 일상을 내려놓고,누군가는 혼자가 아닌 존재를 느끼기 위해,또 누군가는 그저 좋아하는 노래 하나로이 자리에 섰을 것이다.이유는 달라도, 심장은 같은 박자를 뛰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공연은단순히 음악이 아니었다.그건 우리 각자의 이야기였고,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지금’이었다. 무대 위의 빛이 커질수록우리는 점점 더 어둠 속에서 춤을 췄다.그 어둠은 무섭지 않았다.우리는 그 안에서 자유로웠고,서로를 알아보는 눈빛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함께 소..

한 컷의 단상 2025.06.30

해 질 무렵, 바다 끝에서 잠시 멈추다

노을 앞에서 멈춰선 그녀의 뒷모습엔 조용한 질문이 담겨 있었다. 바다의 고요함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와 마주한다. 바람이 스치는 저녁,잔잔한 파도 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는 이 순간에그녀는 조용히 바다를 마주하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들이 있다.오늘 하루가 어땠는지,무엇이 마음을 무겁게 했는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런 순간. 노을은 천천히 하늘을 물들이고,빛은 수면 위에서 반짝인다.그녀의 머리칼이 흔들릴 때마다바람이 품은 이야기들이 흘러간다. 사람은 누구나,그저 멈춰 서고 싶은 시간이 있다.바쁜 일상 속에서 흘러가는 무언가를붙잡고 싶어지는 그런 때. 아무 말 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일.그 단순한 행위 속에서우리는 많은 것을 치유받는다.잊고 있던 감정들이 하나둘 떠오르고,마음속 깊은 곳에 쌓..

한 컷의 단상 2025.06.23

하늘과 지붕 사이, 고요함이 머무는 곳

한옥의 지붕 아래 흐린 하늘, 그 사이에 머무는 고요함. 전통의 곡선 속에서 비로소 나를 찾는 순간을 담은 짧은 기록. 한옥의 지붕은 곡선을 그리며 하늘을 향해 열린다.그 곡선 위로 흐린 하늘이 펼쳐질 때면시간은 조금 더 느리게 흐르는 듯하다. 지붕의 선은 단단하지만 부드럽고,겹겹이 포개진 기와는 마치 오래된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둔 듯하다.그 아래에 서면 마음도 자연스레 조용해진다.세상의 소음은 멀어지고, 눈앞엔 오직 이 순간만이 있다. 기와 하나하나에는과거의 손길이, 장인의 숨결이 담겨 있다.한 번의 실수도 없이 이어지는 이 정돈됨은수백 년을 지나온 문화의 품격을 말없이 전한다. 지붕 끝이 만나는 그 모서리에서,나는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본다.맑지 않아도 괜찮다.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빛 한 줄기가 있..

한 컷의 단상 2025.06.14

빛으로 물든 도심의 밤, 우리가 하나 되는 순간

수많은 빛과 함성이 도심을 물들인 밤, 우리는 음악에 몸을 맡기며 서로를 느끼고,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무대 위에서 쏟아지는 불꽃과 조명,그리고 관객의 함성이 뒤섞인 이 순간은도시의 밤을 가장 뜨겁게 물들였다. 누구는 친구와, 누구는 가족과,누구는 혼자 왔지만여기에서는 모두가 같은 리듬에 맞춰 흔들린다.색색의 응원봉, 반짝이는 눈빛,그 안에 담긴 기대와 설렘이 공기를 타고 전해진다. 스피커에서 쏟아지는 음악은그저 귀로만 듣는 게 아니었다.가슴 속까지 진동하며 울렸고,마치 내 삶의 어느 페이지에형광펜처럼 진하게 줄을 그어주는 느낌이었다. 현실은 각박하고, 일상은 반복되지만이렇게 잠시나마누군가의 노래에, 빛에, 환호에내 자신을 맡길 수 있다는 건어쩌면 이 도시가 주는 가장 큰 위로일지도 모른다...

한 컷의 단상 2025.06.09

도시 위에 잠시 멈춘 기적

쌍무지개가 도시 위에 떠오른 날.그 짧은 찰나의 기적은 평범한 일상을 멈추게 하고,마음 깊이 희망을 남겼다. 오늘 하늘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선물 같았다. 장마 끝자락, 잿빛 구름 사이로 무지개가 모습을 드러냈다.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도 놀라운 일이지만그 곁에 조심스럽게 따라 붙은 두 번째 무지개는마치 누군가의 조용한 응원처럼 다정했다. 우산도 정리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하루,도심 속 초록 천막들 위로 무지개는 아주 잠깐그 존재를 드러냈다.아무 말 없이, 아무 소리 없이우리를 하늘로 끌어올리는 듯한 느낌. 그 순간, 사람들은 휴대폰을 꺼내 들었고아이들은 손을 뻗었다.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무언가를 느꼈다.‘아, 이건 그냥 지나쳐선 안 되는 순간이구나.’ 무지개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구름은 여전히 두껍고..

한 컷의 단상 2025.06.08

가만히, 거기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워

풀잎에 둘러싸인 바위처럼, 말 없이 곁을 지켜주는 존재들이 있다. 그 고요한 울림이 우리 삶을 더 깊게 만들어준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어느 오후,나는 우연히 이 바위를 마주했다.풀잎이 바위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고 있었다.세상 누구보다 다정하게, 천천히.바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풀도 말 대신 몸을 기울이며 마음을 전했다.오랜 시간, 둘은 그렇게 함께 있어 온 듯했다.묵직한 바위는 어쩌면 그 자리에 수십 년을 앉아 있었을 것이다.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동안에도,계절이 몇 번을 바뀌는 동안에도.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존재.반대로 풀은 계절 따라 자라고, 마르고, 사라지고다시 피어나는 생의 순환을 반복한다.그 변화의 무늬가 바위 위에 매해 새겨지는 것 같았다.가만히 생각해보니,..

한 컷의 단상 2025.06.07

바람이 들려주는 고요한 이야기

풍경은 바람이 불어야만 울린다. 고요한 그 울림처럼, 우리도 때로는 조용히 흔들리고 울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기억하자. 맑고 푸른 하늘 아래, 전통 목조건물의 처마 끝에 매달린 작은 풍경 하나.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마치 바람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마음이 고요해진다.해를 머금은 단청과 세월을 머금은 종이 어우러져묵묵한 시간을 견뎌온 흔적이 보인다. 이 풍경은 바람이 불어야만 소리를 낸다.스스로 울지 않고, 지나가는 것에 기대어 조용히 흔들릴 뿐이다.그 모습이 마치 우리네 마음 같다.무엇에 의해 흔들리고, 울림이 생기는 순간에야비로소 ‘나’라는 존재를 깨닫는 듯하다. 붉은 기둥과 화려한 단청이 대비를 이루는 이곳.자세히 보면 수많은 색이 층층이 쌓여 있다.그 하나하나가 예전 장인의 손길로..

한 컷의 단상 2025.06.03

회색 길 위에서 내가 나를 만났다

평범한 보도블록 위를 걷다 문득 깨달은 것. 목적지보다 중요한 건, 어떻게 걷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어느 날, 특별할 것 없는 산책길이었다.하늘은 평범했고, 공기는 그저 적당했다.그저 발끝을 보며 걷다 문득 깨달았다.아, 나는 지금도 잘 가고 있구나. 보도블록은 차분한 회색이었고그 중간에 진한 선이 길을 가르듯 나 있었다.무언가의 경계 같기도 하고,아무 의미 없는 장식 같기도 했다. 하얀 운동화 하나가 조심스레 그 위를 딛는다.어디론가 향하는 발걸음이지만도착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걷는다는 행위 자체가 의미가 되던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어디로 가고 있냐"고 묻는다.하지만 나는 "어떻게 가고 있냐"는 질문이 더 좋다.속도를 줄이고, 주위를 둘러보며,내가 진짜 원하는 길을 찾는 법을 배우는 중..

한 컷의 단상 2025.05.31

길 위에서 만난 가을의 온기,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출렁이는 다리와 단풍으로 물든 산길에서 만난 깊은 가을. 원주의 소금산은 마음마저 흔드는 특별한 풍경을 선물했다. 하늘이 이렇게까지 파랗고바람이 이렇게까지 상쾌한 날이 또 있을까. 원주의 가을은 무르익어산과 하늘, 사람의 마음까지도 물들이고 있었다.높이 솟은 출렁다리는 그 풍경 한가운데서가만히 계절의 숨결을 품고 있었다. 소금산 출렁다리.그 이름만으로도 발걸음을 설레게 한다.두 개의 산 사이를 잇는 노란 줄기 하나가강물 위를 아슬하게 지나가며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흔든다. 출렁이는 건 다리뿐만이 아니다.발아래로 펼쳐진 깊은 협곡과멀리 겹겹이 이어지는 산맥,그 모든 것이 내 시선을 뒤흔든다.흔들림 속에서 오히려마음이 고요해진다는 게 참 이상하다. 산책로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숲을 헤치고 이어진다.가끔..

한 컷의 단상 2025.05.30

해가 지는 자리에서 마음이 멈춘다

노을이 내린 도심의 공원, 그 빛은 하루의 끝을 감싸며 마음의 먼지를 털어준다. 잠시 멈춰 바라본 그 순간, 마음도 물든다. 하루의 끝은 언제나 말없이 찾아온다.번잡한 도시의 한 귀퉁이,나는 그저 멍하니 석양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물들인 주황빛 노을은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았다.그저 조용히, 아주 조용히세상의 모든 소음을 삼켜버렸다. 빛이 점점 낮아질수록내 마음도 차분히 내려앉는다.하루 동안 쌓인 마음의 먼지를부드러운 햇살이 천천히 닦아내는 듯하다. 그늘진 나무 사이로 스며든 햇살은누군가의 따뜻한 위로처럼 느껴졌다.춥고 바빴던 오늘 하루가더 이상 무겁지 않게 다가온다. 혼자지만, 외롭지 않았다.침묵 속에서 내 마음은 스스로 말을 걸었다.“지금 괜찮아. 여기도 괜찮아.”그 작은 위로가 생각보다 큰 울림..

한 컷의 단상 202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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