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이 하얀 건물에 스며든 순간, 낯선 도시의 풍경이 조용한 위로가 되었다. 아무도 없기에 더 깊이 남는 저녁의 온기. 사람이 없는 풍경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아무도 없지만, 그 자리에 머물고 싶은 기분이 드는 날이 그렇다. 겨울 끝자락의 어느 저녁, 낯선 도시의 물가를 따라 걷는다.말없이 마주하는 바람, 바스락거리는 마른 갈대, 고요한 수면.모든 게 멈춘 듯하지만, 멈추지 않은 채 흘러가고 있었다. 눈에 들어온 것은 저 멀리 우뚝 선 하얀 건물.모서리마저 곡선으로 말아 쥔 모습이,딱딱한 콘크리트라기보단 잠시 머물러도 좋을 포근함처럼 느껴졌다.그리고 마침 해가 지는 순간, 창문을 따라 수직으로 빛이 스며든다.햇살이 건물을 타고 흘러내리는 그 장면은,이 도시가 그저 낯설기만 한 곳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