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에 사는 진우는 과거 고시원 화재의 환영을 겪으며, 잊힌 기억을 목격하는 능력을 자각한다. 그는 이제 ‘기억을 보는 자’가 되었다. 서울은 과거를 지우는 데 능숙하다.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사라진 골목,잊혀진 기억 위에 세워진 아파트,그리고 누구도 찾지 않는 오래된 고시원.그러나 기억은 종종 사라지지 않는다.단지, 말이 없을 뿐이다.진우는 알바를 마치고, 고시원 복도로 들어섰다.시멘트 벽 너머로 얇은 문들이 줄지어 이어지고,희뿌연 형광등 불빛은 피곤한 눈을 더욱 짓눌렀다.“하아... 오늘도 기묘하네.”그는 방 앞에 멈춰 섰다.그러나 도어락에 손을 대기 직전,복도 끝 어둠 속에서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 아직 안 죽었어...”목소리는 낮고 떨렸으며, 여자였다.진우는 걸음을 멈추고 ..